고유가와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·경북지역 섬유업계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원부자재 공동구매와 업계간 고통분담 및 협력강화, 중장기적으로는 해외바이어와의 직거래 및 시설 현대화 등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.

대구·경북지역 섬유관련 산·학·연·관 관계자들은 에너지 저감 시설 확대를 통한 차별화된 고부가가치형 상품 개발과 현재 3~4단계로 돼 있는 바이어선의 대폭 축소 등을 고유가시대 대응방안으로 제시했다.

손태원 영남대 교수(섬유패션학부)는 "올해 상반기 지역 섬유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.9%나 증가해 전국 섬유수출액 증가률 1.0%보다 크게 높았다. 그러나 원자재값 상승과 화섬업계의 원사값 인상 등으로 제직업계와 염색업계는 오히려 피해를 봤다"면서 "따라서 저에너지 사용이 가능한 설비교체가 시급하지만 섬유업체에 대한 금융기관의 담보비율이 50%밖에 되지 않아 이를 70%까지 확대해 업체들의 시설투자를 유도해야 한다"고 주장했다.

최근 대구경북연구원에서 '고유가 및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섬유업계의 대응방안'이란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류장래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"국제유가 차이가 크게 난 지난해 6월(83.2)과 올 6월(73.1)의 섬유경기실사지수가 큰 차이를 보이는 등 유가와 환율 모두 섬유산업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"며 "유가와 환율 변동에도 보다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원사가격 인상 최소화, 염료 및 화공조제의 공동구매, 업계간 연계한 고통 분담 및 협력강화 등을 꼽을 수 있다"고 밝혔다. 그는또 중장기적 대책으로는 산업용 연료에 대한 소비세 면제와 벙커C유 및 LNG 비용절감을 위한 공정개선과 설비개선, 대체 에너지 개발 등을 제시했다.

이와관련, 장원규 대구경북섬유직물조합 부장은 "고부가가치 및 차별화된 제품의 생산에 주력해 고유가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생산시스템을 확보해야 한다"면서 "지난 10년간 밀라노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연구개발 등이 이뤄졌지만, 이를 상품화해 수출로 이어지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. 신제품의 생산시스템이 조속히 확보돼 연구결과가 시장 점유율 확대로 발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"고 밝혔다.

이상범 <주>TNK 사장은 "대구·경북지역에서 시급하고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부분은 생산한 원단을 해외 바이어들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"이라며 "1980년대는 종합상사가 대신 해외판매를 맡아 주었고, 90년대는 중견기업들이 많은 역할을 했지만, 지금은 스스로 해외 판매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만 회사를 유지,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"고 강조했다.

이에 대해 김철섭 대구시 경제정책과장은 "고유가에 대비한 제직 및 염색업계의 에너지 절약을 위한 자발적 협약(Voluntary Agreement) 가입 확대와 화섬업계의 보일러개체 및 개선 등을 통해 고유가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"고 제언했다. 섬유업종은 현재 12.8%의 낮은 가입률을 보이고 있다. 김 과장은 또 정부와 지자체는 원료 공동구매자금의 확대지원과 섬유산업 에너지 저감 시설개체 지원자금 확대, 에너지 절약을 위한 섬유소재 및 가공 기술개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.


출처 : 영남일보 / 2008. 8. 21